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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은유《올드걸의 시집》- 글쓰기를 통한 치유

by doyu 2023. 2. 8.

저자 및 작품 소개

이 책의 저자 은유는 글 쓰는 사람. 글쓰기 수업도 하고 활동가이기도 하다. 삶은 명사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동사로 구성하는 지난한 과정으로 규정. 그래서 작가보다 ‘글 쓰는 사람’으로 불리는 게 더 좋다고 한다. 
글 쓰는 사람은 쓰지 않으면 이름을 잃는다. 글쓰기를 통해 그녀의 삶은 항상 진행형이다.

서른다섯, 두 아이의 엄마로 무난하고 평탄하던 그녀의 삶에 제동이 걸렸다. 경제 파탄으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워킹맘으로 사는 건 쉽지 않다.
사는 게 힘들 때마다 위안이 되어 준 것은 시였다.
시를 읽고 글을 쓰고, 글을 쓰고 싶을 때마다 시를 읽고,사는 일이 힘에 부치고 싱숭생숭이 극에 달하는 날이면
시를 읽고 글을 썼다.

늘 느끼고 회의하고 배우는 감수성 주체로 생활에서 자라는 감정에 시를 덧대어 한편 두편 올린 글이 쌓여 <올드걸의 시집>이 되었다. 

 

줄거리 / 주요내용

<올드걸의 시집>은 여자, 엄마, 작가의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다. 여자로, 엄마로, 작가로 살아가는 일상을 소재로 산문을 쓰고 시로 표현하였다. 

[여자]
피할 수 없는 달콤한 충돌 같은 사랑을 꿈꾸던 처녀는 우정을 나누던 남자와 결혼하면서 그와 말하는 법을 잊었다. 남편의 대출로 가정경제가 파탄 나면서 풍파를 겪고,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라며 의연하게 대처한다.

[엄마]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 아버지, 시어머니, 아들과 딸 등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작가]
글 쓰는 사람으로서 삶에 대한 사색, 

글쓰기에 대한 고민

 

전체적인 감상평

문학을 통해 삶을 성찰한다면 그 의미에 가장 가까운 책이다. 이 땅의 수많은 올드걸들은 은유 작가가 겪는 일들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공감하며 어떤 삶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는 처녀가 되고 결혼하고 엄마가 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자기를 드러내지 않도록 강요받는다. 한때 소녀였던 감수성주체는 그렇게 올드걸이 된다. 은유의 엄마처럼..

나를 잊은 자는 남도 잊는다.
엄마는 아이에게,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사회적 통념에 어울리는 옷을 입으라고 강요한다. 그안에 뭐가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 옷이 크든 작든 자르거나 늘려서 맞춰야 한다.

나를 잊은 자는 자기만의 언어가 없다.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사람은 누구나 약자다" (은유, 글쓰기의 최전선)
내 안의 고통을 마주할 용기가 없으니 침묵하게 된다. 그리고 침묵을 강요한다.

은유는 올드걸을 재정의한다. 『돈이나 권력, 자식을 삶의 주된 동기로 삼지 않고 본래적 자아를 동력으로 살아가는 존재, 
늘 느끼고 회의하고 배우는 '감수성 주체'

자기 자신을 찾으라는 은유의 메시지이다.

세상의 많은 올드걸, 워킹맘들이 이 책으로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고, 이 책이 널리 퍼져 이들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 줄것인지 온 사회가 고민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비해서는 좋아졌다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이들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지 않을까?

아울러, 언제 올지 모르는 아군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구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내 응어리진 감정을 글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은유도 자기 언어를 찾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누구나 글을 쓰는 세상이다. 인터넷 출현 이래로 온갖 다양한 소통 창구(sns)가 생긴 지금,  같은 고통을 겪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내 고통을 없애지는 못해도 견딜만한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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